2006.5.27.토요일

기억

참 신기하게도
기억은 쌀과 뉘를 골라낸다네.
10년, 20년이 지나보면 커다란 사건들은
사람의 내면을 하나도 변화시키지 못한 것을 알 수 있어.
그런데 사냥 갔던 일이나 책의 한 구절, 아니면 이 방이
어느 날 불현듯 머리에 떠오르네. 우리가 마지막으로
함께 이곳에 있었을 때는 세 사람이었지.
그때는 크리스티나가 살아 있었어.
그녀는 저기 가운데에 앉아 있었지.
그때도 이 장식품이 식탁에 있었네.


- 산도르 마라이의 《열정》 중에서 -



* 첫사랑의 기억도 그러합니다.
그의 얼굴은 이미 희미해져 버렸고
그의 눈빛은 잊은 지 오래인데, 시간이 갈수록
기억 속 장면의 주인공이던 그와 나는 지워지고
함께 거닐던 거리, 뺨을 스치던 바람, 소소한 주변 것들만이
불현듯 선명해짐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독자편지 주인공 뱃지 김지혜님께서 보내주신 아침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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