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4.6.토요일

아름답게 떠나기

꽃은 언젠가 꼭 지긴 하되
은은하거나 찬란하거나
제 성품대로 향기 피우다가
한번쯤 마음 흔들어 놓고 진다.

해는 뜨거나 지거나 늘 그런 해라도
하루에 한번은 붉은 빛 길게 늘이며
뒤에 남는 모든 것을 위해
간절하고 찬란하게 축원하다가
한번쯤 마음 흔들어 놓고 기운다.

꽃 지고 해 지되 그렇게 지고 기울 듯
나도 한번쯤 그대 위한 한줄의 글
떨리는 마음 아름다운 영혼 고르고 골라
아낌없이 내보이다가
한번쯤 그대 마음 흔들어 놓고 떠나고 싶다.
삶에, 미련에, 떠나는 모든 것에 대해
연연하지 않으며 가다가도
그대와 함께
가슴 저리게 흔들리며 지고 싶다.



박찬익의 〈그래도 좋은 인연〉중에서



하루 하루의 삶이 무의미하게 지나는 것들을 아쉬워하며,
나와 만나는 모든 인연, 일들에 나의 온 정성을 들입니다.
누구에게 칭찬받고 싶어서도 아니고
인정받기 위해서는 더더욱 아니지요.

꽃은 언젠가 꼭 지긴 하되
은은하거나 찬란하거나
제 성품대로 향기 피우다가
한번쯤 마음 흔들어 놓고 진다.

저 또한 제 성품대로 향기 피우다가
이 세상 한번쯤 아름답게 흔들어 놓고 지고 싶습니다.
독자편지 주인공 뱃지 강명인님께서 보내주신 아침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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