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4.14.토요일

일곱송이 수선화

우리는 다시 스무살이 되고 싶은 것이다.
그리하여 연인이 만들어준 소나무 향기 밴 베개에
얼굴을 묻고, 그가 불러주는 노래에 잠이 들며,
그와 함께 천개의 언덕에서 아침을 맞이하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당장 가진 것 하나 없어도  
일곱송이 수선화만으로 행복할 수 있는 여유,
그 열려있는 가능성이 갖고 싶은 것이다.


- 황시내의《황금 물고기》중에서 -



* 안타까운 열망과 찬란했던 순수의 시간,
스무살의 시절로부터 참 멀리 떠나 왔습니다.
내 옷깃엔 어느새 고단한 세상의 먼지가
겹겹이 묻어 있네요. 눈부신 이 봄,
햇살 가득한 툇마루에 앉아
'일곱송이 수선화'를 노래하던
그 아름다운 시절을 다시 꿈꾸어 봅니다.  
독자편지 주인공 뱃지 조송희님께서 보내주신 아침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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