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6.2.화요일

지난 3년이 마치 꿈을 꾼 듯

돌아온 그 긴 터널을
어떻게 지나왔는지 새삼 신기하지만,
이상하게도 나는 지난 3년이 마치 꿈을 꾼 듯,
희끄무레한 안개에 휩싸인 듯 선명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
통증 때문에 돌아눕지도 못하고 꼼짝없이 침대에 누워
있던 일, 항암 치료를 받기 위해 백혈구 수치 때문에
애타던 일, 온몸의 링거 줄을 떼고 샤워 한번
해보는 것이 소원이었던 일, 그런 일들은
의도적 기억 상실증처럼 내 기억 한편의
망각의 세계에 들어가 있어서 가끔씩 구태여
끄집어내야 잠깐씩 희생되는 파편일 뿐이다.
그 세월을 생각하면 그때 느꼈던
가슴 뻐근한 그리움이
다시 느껴진다.


- 장영희의《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중에서 -


* 누구에게나 한 번쯤은
긴 터널을 통과해야 하는 시간이 있습니다.
한 사람의 3년간의 투병처럼, 어둡고 외롭고 아픈
고통의 시간입니다. 그러나 터널을 빠져나와서 보면
마치 꿈을 꾼듯 그리운 시간으로 다가와 있습니다.
아침에 눈을 떠 밥을 먹고 일하고 놀고 노래하고  
사랑하고 다시 잠자리에 드는 일상의 반복이
다름아닌 '살아온 기적' 이요,
'살아갈 기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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