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7.25.목요일

진흙 속의 연꽃처럼

"6.25 직후엔 큰 도시의 산 밑에 파놓은
방공호에 가보면 거지들이 많았어요.
한 번은 저런 사람들에게도 사람답게
사는 법을 가르쳐 줘야겠다 싶어서
거지굴에 함께 잔 적이 있지요.
처음에 그들 앞에서 요령을 흔드니
밥을 먹던 사람들이 모두 일어서서 쩔쩔
매는 겁니다. 자기들한테 동냥 온 사람은
처음이었거든요. 그러나 내가 ''배가 고프니 밥을
좀 나눠달라''고 하자 모두들 자기가 동냥했던 것을
주면서 얼굴에 희색이 가득해요. 자기들도 남에게
뭔가를 줄 수 있다는 데 큰 기쁨을 느꼈던 것이지요"
진흙에서 연꽃이 피는 것처럼, 거지굴에서도
자비의 꽃은 이렇게 피어난다.


- 서화동의《산중에서 길을 물었더니》중에서 -



* 따옴표 안의 말은 조계종 제9대 종정 서암스님의
말씀입니다. 한 사람의 사랑이 진흙에서도 연꽃이
피게 합니다. 한 영혼의 작은 헌신이 거지굴에서도
자비의 꽃을 피웁니다. 차가운 얼굴에 화색이 돌고,
메마른 눈에서 감사의 눈물이 넘치게 합니다.

느낌한마디

(223)
스티콘 선택
등록

새소식

공유하기 닫기
로그인 이미지(로그인 했을때) 카카오 로그인 이미지(로그인 했을때) 구글 로그인 이미지(로그인 했을때) 네이버 로그인 이미지(로그인 했을때)

글자크기

설정한 글자 크기는 '아침편지 읽기'
화면에 모두 적용됩니다.

토요일 '독자가 쓰는 고도원의 아침편지' 주인공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