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8.3.토요일

어느 날 문득 발견한 행복


오래 전 코니 아일랜드의 바닷가
산책로에서 만난 사람에게
가장 훌륭한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12월이었습니다.
동절기에 노숙자들이 겪는
고난에 대한 글을 쓰던 참이었습니다.
해변가의 산책로에 그와 나란히 앉았지요.
다리를 바닷가 쪽으로 내밀고 말입니다.
그는 계절에 따라 어떻게 사는 지 말했습니다.
여름이 지나고 바닷가에 인적이 끊기면
큰 길에 나가 구걸을 하고,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교회에서 잔다더군요.
경찰과 비바람을 피해가며 그렇게 산다고요.

하지만 대개는 산책로에 나와,
지금처럼 이렇게 앉아 바다를 바라본다고 했습니다.
신문을 읽은 다음 몸에 덮어야 될 만큼 추운 날에도
바다로 나온다고 했습니다.
왜 그러느냐고 물어보았지요.
왜 노숙자 쉼터로 가지 않았느냐고.
병원에 가면 검사를 받을 수 있을텐데 왜 안 갔느냐고.

그러자 그는 바다를 응시하며 말했습니다.
“저 풍경을 봐요, 아가씨. 저 풍경을 보라구요.”



-애너 퀸들런의 <어느 날 문득 발견한 행복> 중에서-




오늘도 살아있음을 느끼는 것은,
아침에 눈을 떴다는 그 자체로서가 아니라
눈을 뜸으로서 따뜻한 아침 햇살을 느끼는 것 때문이지요.
주말입니다. 가족과 함께 강변으로라도
나가서 자연을 느껴보세요.

작은 순간을 다 써버리십시오. 곧 그것은 사라질 테니까.
시원한 주말 보내세요.
독자편지 주인공 뱃지 손우성님께서 보내주신 아침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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