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8.14.토요일

여름밤

밤의 고요가 밀려왔다.
집집마다 저녁 연기가 피어 오르고,
회색 지붕들은 서서히 여름밤 안개 속으로 잠겨 갔다.
제일 높은 산봉우리만이 여전히 푸른 하늘 속에서
마지막 햇살을 받고 있었다.

- 이미륵의《압록강은 흐른다》중에서 -


* 이번 휴가는
지리산 칠선계곡 근처의 허름한 농가에서 보냈습니다.
산행에서 지쳐 돌아 오던 저녁 무렵, 동네 어귀에서
아스라히 피어 오르던 저녁 연기에
왠지 목이 메었습니다.
집 주인은 우리가 돌아오는 시간에 맞춰
치자빛 반죽을 개어 호박전을 부치고 있었지요.
그 날 우리 아이는 묵은지와 나물 반찬에 밥을 세 그릇씩이나
비웠습니다. 푸른 안개 속에 고요히 깊어 가던 그 여름밤,
오래도록 그리울 것입니다.
독자편지 주인공 뱃지 조송희님께서 보내주신 아침편지입니다.

느낌한마디

(51)
스티콘 선택
등록

새소식

공유하기 닫기
로그인 이미지(로그인 했을때) 카카오 로그인 이미지(로그인 했을때) 구글 로그인 이미지(로그인 했을때) 네이버 로그인 이미지(로그인 했을때)

글자크기

설정한 글자 크기는 '아침편지 읽기'
화면에 모두 적용됩니다.

토요일 '독자가 쓰는 고도원의 아침편지' 주인공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