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9.28.토요일

가을이 오는 곳



"아무리 단풍이 요란스럽게 들고,

텃밭에 감이 빨갛게 익는다 해도 ,

우리가 '아! 가을이구나!'하고

마음 속에 느낄 수 없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니?

앞을 못보는 장님도 따스한 마음이 있기 때문에

단풍의 계절을 눈으로는 보지 못하여도

가을을 볼 수 있단다. 그러니까 가을은

우리들 마음에서 오는 거라고 할 수 있겠지?"

"참, 그렇군요. 아빠 얘기를 듣고보니까,

가을이 어디서 오는지 이제야 알 것같군요.

가을은 온 세상 누구에게도 따뜻한 마음씨만 있다면

느낄 수 있겠네요?"

"그렇단다."







- 박정덕의 <안경 쓴 잉꼬> 중에서-






동심(童心)들은 가을이 오는 곳이 퍽이나 궁금했었다.

경섭이는 텔레비전 속에서 온다고 했고,

수진이는 뒷산의 나뭇잎에서 온다고 했다.

그러나 이제 알았다.

가을은 우리 모두의 따뜻한 마음 속에서부터 온다는 것을...

초록이 지쳐서 단풍이 들고, 낙엽은 폴란드 망명정부의 지폐라는

어느 시인들의 마음을 훔쳐보기 전에,

아니 아름다운 이 가을이 더 깊어지기 전에

우리 모두의 따뜻한 체온을 나눠 갖도록 하자.

독자편지 주인공 뱃지 선일초님께서 보내주신 아침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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