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10.2.수요일

아버지


아버지와 오랜만에 같은 잠자리에 누웠다.
조그맣게 코고는 소리
벌써 잠이 드신 아버지
많이 피곤하셨나보다.
작지만 야문 손 잡아보고
주름진 얼굴 살며시 바라보다
어느새 그렁그렁 맺히는 눈물
아버지도 사람이셨구나.
성황당 나무처럼 마을어귀 장승처럼
백 년이 한결같은 줄로만 알았는데
춥고 배고프고 아프고 슬픈
춥고 배고프고 아프고 슬픈
아버지도 사람이셨구나.
그리고 언젠가는
내 할아버지가 가신 길을
아버지도 가시겠지.



- 조현정의《 아버지 》(도종환 엮음의
<그대의 사랑 안에서 쉬고 싶습니다>) 중에서 -



* 아버지는 특별한 존재입니다. 한 때는 태산(泰山) 이었으나
작은 동산의 아기자기한 둔덕이기도 하고, 분명 흔들림없는
거목(巨木) 같았는데 미세한 바람에도 흔들리는 연약한
갈대였기도 합니다. 신(神)인 줄 알았던 그도
알고보니 인간이었습니다.

느낌한마디

(359)
스티콘 선택
등록

새소식

공유하기 닫기
로그인 이미지(로그인 했을때) 카카오 로그인 이미지(로그인 했을때) 구글 로그인 이미지(로그인 했을때) 네이버 로그인 이미지(로그인 했을때)

글자크기

설정한 글자 크기는 '아침편지 읽기'
화면에 모두 적용됩니다.

토요일 '독자가 쓰는 고도원의 아침편지' 주인공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