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12.23.월요일

아침에 마시는 차 한 잔


이른 아침
어두움을 막 헹구어 낸
빈 손바닥에
하루를 올려놓고 기울인다

헌신의 작은 몸부림
한 모금 들어 와 하루를 열고
두 모금 들어와 눈을 열고

다 비우고 나면
하늘이 열리는
이 기막힌 떨리움
그 안에 그만 내가 잠긴다

아침에 마시는 차는
빛 한 움큼.

내 속의 메마른 골짜기 구석구석 스며들어
가로막힌 산을 뚫고
황량한 들판
먼 마을까지 적신다



- 김영교의 시 <아침에 마시는 차 한잔 1, 2 >
《물 한방울의 기도》중에서 -



* 아침에 마시는 차 한잔에서 "빛 한 웅큼"을
발견하는 시인의 눈이 경의롭습니다. 차 한잔뿐만이
아닙니다. 아침의 모든 것이 빛 한 웅큼입니다. 아침 공기,
아침 햇살, 아침 식사, 아침에 만나는 사람과 나누는 가벼운
눈인사에도 한 웅큼 빛이 가득합니다. 내가 당신의,
당신이 나의 빛 한 웅큼, 행복 한 웅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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