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1.25.토요일

너를 만나고 싶다


나를 이해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사소한 습관이나 잦은 실수
쉬 다치기 쉬운 내 자존심을 용납하는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직설적으로 내뱉고는 이내 후회하는
내 급한 성격을 받아 들이는
그런 사람과 만나고 싶다

스스로 그어 둔 금 속에 고정된 채
시멘트처럼 굳었다가 대리석처럼 반들거리며
한치도 물러서지 않는 사람들 헤치고
너를 만나고 싶다
입꼬리 말려 올라가는 미소 하나로
모든 걸 녹여 버리는
그런 사람
가뭇한 기억 더듬어 너를 찾는다
스치던 손가락의 감촉은 어디 갔나
다친 시간을 어루만지는
밝고 따사롭던 그 햇살
이제 너를 만나고 싶다

막무가내의 고집과 시퍼런 질투
때로 타오르는 증오는 불길처럼 이글거리는
내 못된 인간을 용납하는 사람
덫에 치어 비틀거리거나
어린아이처럼 꺼이꺼이 울기도 하는
내 어리석음을 그윽하게 바라보는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내 살아가는 방식을 송두리째 이해하는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 김재진의 <너를 만나고 싶다>에서 -






내가 아닌 이상 온전히 나를 이해하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분명 쉬운 일이 아니겠지요.
그럴 때 오히려 내가 누눈가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어 본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래서 누군가 나를 만나고 싶어하게 되도록 말이지요.
누군가에게 위안이 되어주는 사람이 된다는 것,
그것도 분명 행복한 일임이 분명합니다.

독자편지 주인공 뱃지 윤지연님께서 보내주신 아침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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