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6.5.화요일

아버지의 수염

생과 사의
그 어디쯤에서 끝내
삶으로 끌어오지 못했던
환자들의 마지막 면도를 준비할 때면
늘 아버지의 모습이 겹치곤 했다. 아버지처럼
수염으로 뒤덮인 그들의 얼굴을 아주 오래도록
정성을 다해 면도해주었다. 어릴 적 어느 아침,
면도하는 아버지를 잠이 덜 깬 눈으로
신기하게 바라보다가 물어보았다.
"아빠 뭐해?"
"뭐하긴, 면도하지."
"면도는 왜 해?"
"수염은 사람을 초라하게 만들거든."


- 김현아의《나는 간호사, 사람입니다》중에서 -


* 누구든
아버지의 수염을 보고 자랍니다.
위엄과 명예를 상징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초췌하고 초라한 모습으로 비쳐지기도 합니다.
중환자실 간호사에게는 생(生)에서 사(死)로
건너가는 환자의 '마지막 인사'를 뜻하기도
합니다. 가장 정성을 쏟는
경건한 시간입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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