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8.27.금요일

후줄근하게 앓고 난 뒤

      
감기 몸살로
깊은 물 속에서 사나흘 앓아눕다.
온몸의 검붉은 피가
혈관 벽에 부딪혀 탕탕하게 흐르는 소리,
낮이고 밤이고 꿈결처럼 들려오다.
탁류에 헹군 빨래처럼 후줄근하게 앓고 난 뒤
새털처럼 가벼워진 몸--
텅 빈 마음으로 새벽을 맞을 때,
희끄므레 밝아오던 사방의 벽을
한 템포 느려진 시선으로 바라보다.



- 윤희환의 시《간이역에서》중에서 -



* 저도 요 며칠 후줄근 앓았습니다.
좀처럼 안 하던 병원 출입도 몇 차례 했습니다.
하루를 꼴딱 굶으며 중요한 검사도 마치고 난 뒤
큰 병이 아닌 것에 감사하고, 좀더 휴식하라는 신호에
감사하고, 건강의 중요성을 다시금 절실히 깨닫게 된 것에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내일 아침이면 다시 새털처럼
가벼워질 몸을 생각하며 오늘의 후줄근한 몸을 추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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