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9.2.월요일

내가 가진 것


"나는 가난한 탁발승이요.
내가 가진 거라고는 물레와 교도소에서 쓰던
밥그릇과 염소젖 한 깡통, 허름한 담요 여섯 장, 수건
그리고 대단치도 않은 평판, 이것뿐이오."
마하트마 간디가 1931년 9월 런던에서 열린
제2차 원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가던 도중
마르세유 세관원에게 소지품을 펼쳐 보이면서 한 말이다.
K. 크리팔라니가 엮은 <간디 어록>을 읽다가
이 구절을 보고 나는 몹시 부끄러웠다.
내가 가진 것이 너무 많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적어도 지금의 내 분수로는 그렇다.
사실, 이 세상에 처음 태어날 때
나는 아무것도 갖고 오지 않았었다.
살 만큼 살다가 이 지상의 적(籍)에서
사라져 갈 때도 빈손으로 갈 것이다.
그런데 살다 보니 이것저것 내 몫이 생기게 되었다.
물론 일상에 소용되는 물건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없어서는 안 될 정도로 꼭 요긴한 것들만일까?
살펴볼수록 없어도 좋을 만한 것들이 적지 않다



- 법정(法頂)의《무소유》중에서 -



*가졌다는 것은 그만큼 이루었다는 뜻도 됩니다.
그러나 그 때문에 더 큰 것을 잃거나 낙마(落馬)하는
경우를 종종 목격하게 됩니다. 10억 인도 인구를 하나로
움직인 간디의 힘이 과연 어디에서 연유했는지를 생각하면,
<무소유>의 법정스님마저 "내가 가진 것이 너무 많다''고
고백하는 것을 듣노라면, 우리 역시 없어도 좋은 것들을
너무 많이 갖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돌아보게 합니다.

느낌한마디

(293)
스티콘 선택
등록

새소식

공유하기 닫기
로그인 이미지(로그인 했을때) 카카오 로그인 이미지(로그인 했을때) 구글 로그인 이미지(로그인 했을때) 네이버 로그인 이미지(로그인 했을때)

글자크기

설정한 글자 크기는 '아침편지 읽기'
화면에 모두 적용됩니다.

토요일 '독자가 쓰는 고도원의 아침편지' 주인공이 되어보세요!